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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2018.08.16
    [위원 칼럼]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

     

    글_윤지영(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일생활균형분과위원회 위원장)




    지난 7월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저출산 대책은 출산율 제고보다는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힘들고 불행하다면 어느 누구도 자녀와 함께 하는 삶을 꿈꾸지 않을 것이다. 부모의 일·생활균형이란 일하면서도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시간과 소득 안정을 보장받는 것이다. 대책의 주된 정책 방향으로 설정된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의 주요 정책 과제는 시간과 소득 안정 지원을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하루 1시간 단축제도 활용 및 통상임금 100%보장,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활용 촉진, 중소기업의 일·생활균형 지원에 초점을 두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일 생활균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pixta

     

    존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이용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지금까지는 하루 2시간 이상을 단축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1년의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하지 않았고, 1년의 육아휴직 사용 기간 가운데 미사용 기간에 대해서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만 8세 이하의 아동을 둔 부모라면 단축 시간이 하루 1시간 이상인 경우, 그 1시간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받으면서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도 추가로 1년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부모의 경력단절 예방, 특히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9시간 직장에 매여 있는 것도 모자라 일상화된 초과 근로와 야근을 해야 하는 근로자가 시간과 노력으로 책임져야 하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란 상상하기 어렵다. 1년 육아휴직 제도의 활용자는 상당히 증가했지만,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나서도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 근로자가 여전히 많다. 마땅한 보육시설을 구할 수 없었거나 구했어도 아이가 시설에 적응을 못했거나, 직장에 복귀했지만 전환배치 된 직무 적응이 어려웠거나, 내 손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었거나 등 많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직장 현실은 아이를 키우기에 녹녹치 않다. 여전히 정시 퇴근이 어렵고, 정시 퇴근이 가능하더라도 보육시설에 아이를 찾으러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기에 늦은 시간이 되어 버린다. 일과 아이 사이에서 촌각을 다투며 사투를 벌이는 부모에게 임금 삭감 없는 1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은 좀 더 여유로운 저녁을 맞이하며 경력 단절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기여할 것이다. 특히 여유 인력 운용이 어려워 육아휴직조차 가기 어려운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에게 제도 혜택의 기회가 확대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 



    아빠의 워라밸에 도움이 될 육아휴직 급여 지원금 인상

     

    아빠들의 육아 휴직 참여가 늘어날수록 가족친화적 직장 분위기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pixta

     

    우리 사회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아빠들이다. 이번 대책은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급여 지원금을 인상하고 배우자 출산휴가에 대해 정부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뿌리 깊은 가부장적 유교 문화 전통에서 아빠는 자녀에게 도구적이고 규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각인되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가정의 상징적 울타리로서 훈육을 제공하고 돈을 벌어오는 아빠만이 아니라 밥을 차려주고 옷을 입혀주고 놀아주는 정서적인 친구 같은 아빠이다. 요즘 세대는 전과 달리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아빠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성별임금 격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아빠를 주된 생계부양자로 만들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번 저출산 대책은 엄마에 이어 육아휴직을 쓰는 아빠의 육아휴직 보너스의 급여 지원 상한을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높여 남성 육아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고 육아휴직 참여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배우자 출산휴가 중 유급휴가 기간을 현행 3일에서 10일로 확대하면서 중소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 분에 대한 임금을 정부에서 지원한다. 또한 출산한 날부터 90일 이내로 청구 시기를 확대하고 1회 분할 사용도 허용한다. 지금까지 배우자 출산휴가는 정부지원금 없이 기업이 유급으로 보장해야 하는 휴가였기 때문에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빠들이 많지 않았는데, 제도 개편을 통해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까지 우리의 직장 문화가 남성의 일·생활 균형의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지원금 증가로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 아빠들이 육아휴직과 배우자 출산휴가를 한 명 두 명 가기 시작할 때 직장의 분위기도 더욱 가족친화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의 주요 대책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제도 수혜 사각지대 해소에 있다. 중소기업은 직장 여건의 어려움 때문에 대기업 근로자와 달리 근로자로서 마땅히 누리고 보장받아야 할 일·생활 균형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 지원과 확보는 소득보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층에게 좋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절실한 정책 과제이다. 

    중소기업은 기업 차원에서 여유 있는 인력 운용을 통해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과 직장 복귀를 적극 지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저출산 대책은 기업에서 대체인력의 원활한 활용을 통해 업무공백에 대응하고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 활용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인수인계기간 중 대체인력에 대한 중소기업 지원금액을 월 60만원에서 월 120만원으로 2배 인상하고, 증액된 금액을 지원하는 인수인계기간도 15일에서 2개월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금을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이제 시작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일 생활 균형이 개인의 희생이 아닌, 성장과 연대가 될 수 있도록 근본적 사회경제적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 ©pixta

     

    오래 일해도 충분한 소득을 거둘 수 없는 팍팍한 삶의 현실에 나홀로 일·생활 균형도 어려운 마당에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사회가 몇 가지 정책 과제만으로 달성되지 않을 것이다. 일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삶의 방식이 개인의 희생과 손실이 아닌 성장과 연대가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구조를 개혁해야만 가능하다는 데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번 대책이 마련한 정책 과제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인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이상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개선이, 권리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있기보다는 결국 실질적으로 권리가 보장된 자들만이 권리를 행사하여 삶의 질 향상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육아휴직은커녕 근로시간 1시간의 단축조차 어려운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추가 1년의 근로시간 단축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고용불안과 승진 경쟁에 시달리는 아빠는 아무리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이 높아져도 육아휴직을 선택하여 자신이 일보다는 가족에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감히 고용주에게 알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노동시간과 노동시간대를 단축하고 조정할 수 있는 문화와 권리, 엄마와 아빠가 함께 일하면서 돌보는 사회, 고용형태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일·생활 균형의 권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저출산 대책이 마련한 정책 과제들이 큰 그림의 한 조각으로 정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과 정부와 지자체 등 여러 정책 단위의 협조가 필요하다.     

     

  • 29 2018.08.07
    [위원컬럼] 초저출산의 늪에 빠진 한국과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정책

    초저출산의 늪에 빠진 한국과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정책

     

    글_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 소장)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아이 키우는 것을 부담 또는 고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기 시작하였다. 임신과 출산의 기쁨이 부담으로 전환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임신한 여성에 대한 직장 내 차별, 눈치 보이는 육아휴직, 내 주변에서는 찾기 어려운 믿고 맡길 어린이집, 유아기부터 시작되는 사교육비 부담, 맞벌이 가정에도 예외 없는 여성 중심의 육아부담 등의 현실을 경험한다면 말이다. 고단한 육아를 경험한 사람들은 두 자녀 계획을 한 자녀로 줄이고, 주위 사람들을 보며 간접 경험을 한 사람들은 출산을 포기한다. 여기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 불안정한 소득, 장시간의 노동시간, 높은 주거비용, 성 차별적 사회환경 등의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은 지금의 초저출산 국가가 되어버렸다. 

     

    지난 7월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였다. 5대 개혁 방향은 ①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②아이와 함께 하는 일·생활 균형, ③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 ④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⑤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 지원체계 확립이다. 
      그리고 9가지 주요 정책으로 ①특수고용직, 자영자 등 고용보험 미적용자 대상 출산휴가급여 사각지대 해소, ②1세 아동 의료비 제로화, ③아이돌보미 지원대상 확대 및 정부지원 강화, ④임금삭감 없는 육아기 근로시간 1일 1시간 단축 추진, ⑤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급여 상한액 인상, ⑥배우자 유급출산휴가 확대 정부지원 신설, ⑦한부모 양육비 지원액 확대(14~18세 자녀도 지원), ⑧비혼 출산·양육에 대한 제도적 차별 정비, 인식 개선, 원스톱 상담 지원, ⑨신혼부부 주거지원 강화를 제시하였다. 위원회가 강조하는 이번 정책 방향과 핵심과제의 특징은 ‘출산율 목표 중심의 국가주도 정책’에서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하였다는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기존의 저출산정책으로는 출산과 육아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제기와, 다른 하나는 ‘출산’에 대한 국가의 강요로 느껴지는 접근방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일단 이 진단은 옳다. 5대 방향에도 동의한다. 다만 이번 발표가 앞서 언급한 출산과 육아의 부담에서 비롯된 초저출산의 위기, 대한민국 미래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충분한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저출산 문제는 참여정부 때 처음으로 주요 국정아젠다로 채택되었다. 2005년 당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08, 출생아 수는 44만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부모세대가 태어난 1970년의 합계출산율 4.53, 출생아 수 100만명과 비교하자면 매우 빠른 감소였다.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정책이 추진되면서 합계출산율도 1.2대로 회복되었다가 다시 2017년에 합계출산율 1.05, 출생아 수 36만 명으로 최저기록을 갱신하며 곤두박질쳤다. 불행히도 올해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출생아 수 32만명)로 예측되며, 2022년에는 출생아 후 30만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 한다. 이번 새로운 저출산대책에서는 합계출산율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출산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 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언급이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의 변화는 우리나라 미래사회의 많은 부분을 예측 가능하게 하므로 여전히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합계출산율 1.05라는 숫자를 단순히 자녀를 1명밖에 낳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양적 지표의 값으로 볼 것만은 아니며, 희망자녀 수가 1.9명인데도 1명밖에 낳을 수 없는 불행한 사회적 환경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질적 지표, 사회적 위기의 신호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합계출산율 1.0의 붕괴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집중적인 사회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대변하여 준다. 그렇다면 이번 저출산 대책은 이에 충분한가? 

      일단 이번 주요정책 과제들을 보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과 비교하여 정책의 폭(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1시간 단축 등), 정책지원 대상(예, 고용보험 미가입자 출산급여 지원 등), 정책 지원 수준(아빠 육아휴직 급여 인상, 아이돌보미 최대 90% 지원 등)이 확대된 것들이 많다. 특히 시간정책의 범주에 있는 근로시간 단축과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의 큰 진전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들이 기대되는지,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정책’에 해당하는 과제들을 중심으로 좀 더 들여다보자.

      첫째, 단시간 근로자, 특수고용직, 자영업자와 같은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월 50만원씩 총 3개월 동안 출산지원금이 지급된다. 출산휴가급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이다. 둘째, 의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고위험 산모 질환의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해주고 만1세 미만 아동의 선천성대사이상검사 비급여 항목을 지원한다. 임신, 출산과 관련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셋째,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 기준을 확대하고(중위소득 150%까지, 3인 기준 월 553만원), 부모들이 품앗이 형태로 동네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취지이다. 넷째, 집으로 가는 산후조리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 대상을 확대(중위소득 100%)한다. 산후조리를 위한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신생아 감염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다섯째, 약 20만명의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돌봄을 추가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와 마을의 온종일 돌봄체계를 확대한다. 초등돌봄의 사각지대를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공립어린이집과 국공립유치원 이용비율이 40%가 되도록 국공립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의 민간의존적 공급체계에서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은 분명 지금보다 출산, 육아환경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다.
     

    이번 저출산 대책을 보면, 아빠 육아 휴직 급여 인상 등 정책 지원 수준에서 확대된 것이 많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pixta

     

    정책수요자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짚어 본다면 어떨까. 출산과 육아의 부담은 전 계층의 문제인데 아마도 이번 대책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육아부담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이번 대책이 그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성의 육아휴직이 확대되기는 하였지만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정책으로 잘 짜였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 대책으로 아동의 삶의 질이, 육아하는 부모들의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의 위기에 대응할만한 완벽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 새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방향과 정책과제들은 분명, 이전 대책과 비교하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인식, 문제의 원인과 진단, 정책의 확대, 특히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시간정책 활용이 잘돼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들에 대한 주거지원까지 포함한다면 상당한 사회적 투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초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왜 희망 자녀 수마저 낳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가? 일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조건에 대한 더 많은 고민과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그 전략은 최소 30년 이상을 전망하는 장기적 전략이어야 한다. 또한 분명한 것은 이 일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중앙정부의 과감한 투자만으로도 부족하다. 지방정부, 기업, 사회의 여러 주체들과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공동의 숙제일 것이다. 아이가 행복하고, 육아가 행복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보자.

     

     

  • 28 2018.08.07
    [공지] 청년들과의 토크 1탄 - <연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출산 계획을 하지 않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선택에는 청년들의 수많은 고민과 사연이 담겨있겠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준비한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한 청년들과의 수다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시리즈, 첫번째 연애!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장재열 대표와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며 우리 함께 속마음을 나눠보아요!

    첫번째 시리즈 <연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 일시 : 2018.08.16 (목) 19:00~21:30
    - 장소 : 일파만파 1호점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 진행 : 장재열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대표)
    - 인원 : 10명
    * 대상
    - 여러 상황으로 인해 연애유예 중인 청년
    - 경제적 이유로 자연스럽게 연애를 포기하게 된 청년
    - 미래를 생각하면 왠지 연애가 꺼려지는 청년
    - 어찌어찌 됐든 그럼에도 연애가 하고 싶은 청년
    * 신청 : bit.ly/해도좋고안해도좋고 <- 요기를 클릭~! (마감: 8월 8일)
    * 회비 : 없음(맥주, 다과 제공)
    * 문의 : 010.4166.5240 (최게바라 금수민 매니저)
    * 소규모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행사로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을 모시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행사 일주일 전 참가 여부를 개별 연락드립니다.
     

  • 27 2018.07.26
    [위원컬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하는 요인”을 제거하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하는 요인”을 제거하라

     

    글_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폭탄이 떨어진 것도,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집을 잃은 것도, 하루아침에 자신이 살던 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체제가 들어선 것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고 매일매일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18년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은 자녀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충격적이다. 국민소득이 3만 불에 이르고, 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11위인 국가,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사회의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던 경우는 전쟁 중인 사회이거나 과거 공산체제가 무너지면서 급격한 자본주의 체제로의 이행을 겪었던 폴란드, 헝가리, 구소련 등 동유럽 사회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전쟁국가도, 체제 붕괴도 아닌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단순히 인구학적 문제에 봐서는 안될 듯 하다. ©pixta

     

    그런데 전쟁 중인 것도, 체제가 붕괴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부 학자들과 언론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하는 비혼과 만혼 현상을 저출산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하고, 젊은이들의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보면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단순히 인구학적 문제가 아닌 듯하다. 비혼화와 만혼화 등 인구학적 변화는 한국 사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서구 국가들도 공히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을 보면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31.9세로 스웨덴의 31.1세와 큰 차이가 없다.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의 평균 연령을 보면 한국은 31.4세이고, 스웨덴의 29.2세 보다 1.6세 높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만으로는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한 스웨덴의 합계출산율과 한국의 합계출산율의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다. 

    한국만의 특수한 ‘저출산’ 위기의 이면을 읽어내야 
    스웨덴이 한국과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면 한국과 더 유사한 인구학적 변화에 놓여있는 스페인과 이태리를 보아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스페인과 이태리의 첫 자녀 출산연령은 각각 30.8세와 31.0세로 한국의 31.4세와 큰 차이가 없다.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도 스페인과 이태리는 32.0세와 31.8세로 한국과 차이가 없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둘 다 우리보다 높은 1.3~1.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인구학적 접근이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일반적 경향을 설명할 수 있지만, 유사한 변화에 직면한 서구 국가들과 달리 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낮아지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더욱이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는 출산장려정책을 중심으로 저출산 현상에 대응했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고려하면 인구학적 인식에 기초한 출산장려정책으로는 현재의 저출산 현상을 접근하는 것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유럽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단순히 비혼, 만혼현상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없다. ©pixta

     

    더욱이 저출산 현상을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같이 민족주의나 애국주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인구학적 관점에서 출산장려정책으로 대응하려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개인이 국가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을 당연시 생각한다면 시대적 흐름을 잘 못 읽어도 크게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 행복하지 않다면 국가적 대의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개인의 희생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해도 한국 사회는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요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사회이다.  권위주의 시대를 생각해보라. “선성장 후분배”를 외치며 초등학생의 코 묻은 돈까지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위해서 쏟아 부었지만,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민주주의와 법치 위에 올라선 재벌의 힘과 평범한 사람들이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세상뿐이다. 재벌들의 방만한 경영이 불어온 IMF 경제위기의 참사를 아이의 돌 반지까지 모아가며 혼신을 다해 극복했지만,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외환위기 이전보다 더 힘이 세진 재벌 대기업과 양극화된 사회였다. 경제개발시대를 온몸을 바쳐 헌신했던 지금의 노년 세대는 절반이 빈곤에 놓여있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노인만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대부분의 OECD 국가의 자살률은 감소했지만, 한국 사회의 자살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1991년 인구 10만 명 당 자살한 사람의 수는 7.3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31.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책 나열에서 나아가 총체적으로 삶의 질을 바꿀 때    
    한국이라는 국가는 더 이상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하라고 요구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그 자격을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이라는 국가는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가는 계속 출산을 국가의 존속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생각뿐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여성의 몸을 국가가 통제했던 출산억제 정책을 경제성장의 도구로 활용했던 권위주의 시대처럼, 지금 한국 사회는 여성의 몸을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출산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더욱이 부, 학벌, 사회적 지위가 나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가족 배경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에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녀를 낳는다는 것은 고통스럽고, 불평등으로 가득 찬 삶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선언과 같은 것이다. 생각해보라. 세상의 어떤 부모가 자녀가 자신의 결정이 아닌 누구의 자녀로 태어난 운명으로 불평등하고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녀를 낳을 수 있겠는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 청년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3.4%가 불행하다고 답했다. 부와 신분이 세습되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미래를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낮은 사회가 되었다. <뉴스타파>의 2015년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부자 중 자수성가한 비율은 63%, 영국은 80%였고, 이웃인 일본과 중국은 각각 73%와 97%였다. 반면 한국은 23%에 그쳤다. <시사저널>에 보도된 “안 낳아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망할 세상이니까 안 낳는” 것이고, “헬조선에서 겪는 고통을 자식에 대물림하기 싫어” 낳지 않는다는 청년의 이야기는 지금 한국 사회의 합계출산율이 왜 1.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와 신분이 세습되는 사회, 사다리 걷어차기의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pixta

     

    문제의 심각성은 상황이 이러한데도 마땅한 정책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지금까지 정부의 모든 정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 체감도도 그렇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130조 원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믿기 어려운 일이다. 130조 원의 예산으로 아이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순진하지만, 그 예산이 정말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는데 정확하게 쓰였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어렵지만 국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높이지 않고, 지금과 같이 몇 개의 정책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대처한다면 미래가 없다. 주택, 사교육, 일자리, 성평등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지만 더 이상 몇 가지 문제에 집중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1930년대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한 스웨덴의 경제학자 군나 미르달이 이야기한 것처럼 인구감소 문제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적은 돈을 들이고, 몇 개의 참신한 정책으로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갈 묘수 따위는 없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이 직면한 민생의 문제를 총체적이고 동시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한 해결책은 없다. 총체적인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하다면 지금처럼 한 명을 낳는 것도 기적일 뿐이다. 이런 기적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당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그에 걸맞은 총체적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 

    * 본 칼럼은 2018년 7월 20일 자 한국일보 ‘아침을 열며’에 실린 필자의 칼럼을 전면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힌다. 

     

  • 26 2018.07.17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와 아이] NG컷모음

    결혼, 출산, 육아를 둘러싼 공감 웹드라마 "I와 아이"
    숨겨둔 연기력으로 극찬을 받은, 윤종신, 조정치의 연기 뒷모습 감상해볼까요?!
    우리 안에 있는 윤종신, 조정치, 사강, 나르샤를 만나봅니다.
    당신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 25 2018.07.16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 와 아이] 1화 본편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와 아이’ ! 1화는 업무에 지치고, 육아에도 서툰 ‘초보아빠 조정치’의 이야기입니다.
    일하며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 아빠 육아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데요. 특히 1화의 메인 테마곡 ‘아빠라는 이름’은 조정치가 드라마 속 에피소드와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해 더욱 마음따뜻한 공감송입니다.

  • 24 2018.07.16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와 아이] 프롤로그편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웹드라마 [i와 아이] 프롤로그편, 개봉박두!
    한 중소기업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풀어낸 이번 웹드라마에는 종신과 조정치, 사강, 나르샤, 박재정, 에디킴, 이아리 등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청년세대와 워킹대디, 워킹맘, 미혼모 등이 실제로 겪는 현실의 이야기를 때로는 짠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합니다.
    여러분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더 좋은 답을 찾아나서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만듭니다~

  • 23 2018.07.05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 간추려 보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7월 5일 발표한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 간추려 만나봅니다.

    더 깊은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위원회 소식" -> "보도자료"를 참조하여 주세요.

     

  • 22 2018.06.26
    [위원 칼럼] 초과근로시간 단축, 함께 일하고 돌보는 사회의 첫걸음

    [위원 칼럼] 초과근로시간 단축, 함께 일하고 돌보는 사회의 첫걸음

     

                                                                                                                                             글_정영애 (서울사이버대학교 부총장)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많은 예산을 사용했지만,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명으로 계속 감소해 왔고 한 해 출생아수도 40만명 선이 붕괴되었다. 이 정부 임기 말이 되면 20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자조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저출산이라는 표현만 접해도 ‘여성은 아기공장이 아니다’, ‘아이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인구재생산 논의가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야기되는데 대해서도 매우 불편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는 저출산을 문제의 원인이 아닌 결과로 두고, 출산율 목표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저출산 정책의 기본방향을 전환하겠다고 한 바 있다.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힌 종로의 빌딩들. 한국사회의 장시간 노동은 일·가족 양립의 가장 큰 장애로 지적되어 왔다. ©pixta

     

    남성 가장은 왜 초과근로시간 단축 결정을 반기지 않을까?

    다행히 2018년 7월부터 상시 노동자 수 300인 이상 사업장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노동시간이 주 단위로 법정 근로시간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등 총 52시간으로 단축된다(아쉽게도 시행 첫 6개월 동안에는 위반사항이 나와도 처벌을 면해 주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2004년에 이미 주 5일, 40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가까이 무려 28시간이나 초과노동이 허용되어 왔다. 그 결과 연간 노동시간은 2016년 기준 평균 2,052시간으로 OECD 가입국 중 두 번째로 길고, 장시간 근로자 비율 20.8%도 OECD 평균의 약 두 배가 된다. 2017년 일‧가족 양립 지수 역시 10점 만점에 4.7점으로 OECD 35개국 중 32위에 머물고 있어, 장시간 노동은 삶의 질 제고나 노동생산성 향상, 무엇보다 일‧가족 양립의 가장 큰 장애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막상 초과근로시간 단축 결정에 대해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을 보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 중소기업들이 예상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제외하면, 관련 기사의 상당부분은 노동자들의 소득감소에 따른 반발에 대한 것이다. 몇 가지 예만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저녁 있는 삶 좋지만, 돈 없는 저녁 될까 걱정이죠’, ‘일하다 말고 퇴근하라고요?’, ‘조금이라도 더 일해서 가족들 하고 싶어하는 거 더 해주고 싶다는데 왜 내가 결정을 못하게 하느냐?’, ‘일가족양립의 취지와는 반대로 주말에 알바 뛸 판’, ‘주 52시간에 홀쭉해진 월급 통장’, ‘저녁은 있는데 저녁밥이 없다’….

    왜 많은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고, 초과노동을 원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자신을 한 가정의 주 경제적 소득자, 즉 가장으로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노동시간 단축 논란에서 왜 맞벌이 가구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일까? 

    초과근로시간 단축 관련 맞벌이 가구의 목소리 보다 '회사인간' 남성 가장의 목소리에만 집중된 시선이 아쉽다.©pixta

    (남성) 가장의 장시간 근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여성) 돌봄제공자가 존재해야한다. 동시에, ‘회사 인간’이 된 가장 근로자가 전형적 노동자의 이상형이 된다. 여성들의 대학 진학율은 이미 남성들의 비율을 초과하였지만, 돌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전형적 노동자의 상을 감당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OECD 국가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 특히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출산‧양육기에 M자형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유형, 경력단절 현상이 우리사회의 현 실상이다. 반대로 홑벌이 가장 노동자들은 점점 초과노동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노동자로서의 자율성과 독립성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형적 노동자 상은 우리나라 밖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프랑스로 이민 간 한 한국인이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매일 열심히 야근을 하다가, 어느 날 팀장의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신으로 인해 당신을 의식한 누군가가 야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그는 맛있는 저녁과 따뜻한 사랑이 있는 주말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동시에 야근을 하는 한국인은 프랑스인이 “오랜 세월 만들어 온 소중한 근로 문화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쉽지 않은 오랜 노동운동의 결과인 동시에 지켜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북유럽도 8시간 근무와 출퇴근 시간을 고려, 부모들이 9시간 이상의 돌봄을 국가에 맡기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pixta

     

    장시간 근로관행 해결 없이 일·가정 양립은 불가능

    장시간 근로관행을 해결하지 않은 채 ‘일하며 아기 키우는 행복한 나라’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맞벌이 부부가 장시간 근로를 하며 국가의 아이 돌봄 책임을 확대하는 방안도 상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재정이나 시설 등의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장시간 근로에 긴 출퇴근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아마 부모와 아이는 잠자는 시간 정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가족양립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북유럽 복지국가에서도 아동 돌봄에 대한 국가의 책임 외에 부모의 돌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 돌봄을 담당하는 유아학교의 기본 돌봄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8시간 근무와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여 아동이 유아학교에서 9시간 이상을 보내지 않도록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9시간 이상의 돌봄 시간이 필요한 경우 부모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여 교대로 자녀를 픽업하는게 일반적이다. 
    즉, 공공 돌봄 시간과 부모 돌봄 시간은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 조화가 불가능하면 여성들은 경력을 포기하거나 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이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손해가 되게 만든다고 여기게 하는 사회적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선결과제이다.

    새로운 제도의 적용과 정착 과정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번 노동시간 단축정책도 기대했던 바대로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며 많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또 산입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도 실현되는 등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함께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과노동시간 16시간 단축에서 나아가 법정 근로시간 자체의 단축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가장의 어깨에 놓인 무거운 짐을 부부가 함께 나누고, 함께 돌보는 역할을 하면서 지속가능하고 삶의 질이 보장되는 행복한 사회를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이런 사회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삶의 선택지 안에 ‘부모됨’을 포함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21 2018.05.17
    저출산고령사회 지방자치단체 시행계획(2016~2017) 첨부파일 있음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관련, 지방자치단체 시행계획 2016년부터 2017년 자료 올립니다. 

    2018년 지자체 및 중앙정부 시행계획, 그외 기타년도 중앙정부 시행계획은 해당 게시판 아래로 가시면, 연도별 시행계획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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