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어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돌봄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에이지테크(Age-Tech)’가 주목받고 있어요.
‘에이지테크’란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해요.
에이지테크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23%씩 성장하는 글로벌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고,
한국 시니어 산업 규모 역시 2030년에 27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에요.
정부도 지난 3월 ‘에이지테크 기술개발 로드맵’을 발표하고,
‘에이지테크 민관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국내 에이지테크 관련 산업 성장을 통한 초고령화 대응 방향을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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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 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어요. 2000년 노인 인구 7%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25년 만이에요. 이는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예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는 2030년이면 모두 75세 이상 초고령층이 되고,
은퇴를 시작한 2차 베이비붐 세대(1968~74년생)도 65세 이상 고령층 편입을 앞두고 있어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70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47.5%로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46.0%)을 넘어서면서 노년 부양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고 해요.
지난 7월 2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출간한 ‘2025 인구보고서: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가장 극단적인 저위 시나리오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해 2100년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65세 이상 140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어요.
2. ‘액티브 시니어’ 출현과 주목받는 ‘에이지테크(Age-Tech)’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은퇴 이후에도 자산과 구매력을 유지하며 활발한 소비를 이어가는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액티브 시니어는 주로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를 의미해요. 2차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50대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예요. 이들은 1차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여가, 소비 여력뿐만 아니라 의지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전문가들은 기술 수용성과 구매력이 높은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고령인구의 특성을 감안하여, 고령화를 우리 경제가 놓쳐서는 안 될 새로운 성장 기회, ‘블루오션’으로 활용하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고령화를 사회적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에이지테크(Age-Tech)’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어요.
‘에이지테크’란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웨어러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해요. 낙상을 예방하는 IoT 침대, 웨어러블 로봇 등이 대표 사례예요.에이지테크는 돌봄 인력 부족 등 사회 문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해요.
한국은행의 ‘돌봄 서비스 인력난·비용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돌봄 서비스직의 부족 인력이 2022년 19만 명에서 2032년 38~71만 명, 2042년 61~155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에요. 요양 보호사의 경우 자격증 보유자는 28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활동인력은 25.6%인 72만 명에 불과하고요.
이와 관련해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에이지테크 기술을 통해 돌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기술을 활용해 고령자의 안전·건강·이동을 지원하면 재가 돌봄이 가능해지고, 요양시설의 인력부담은 물론 돌봄 인력의 일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어요.
3.글로벌 에이지테크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 중
에이지테크 산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23%씩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신산업으로 애플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어요.
해외 에이지테크 산업은 2019년 1,440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약 2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025년에는 4,5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글로벌 에이지테크 시장 규모를 2025년 3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어요. 시장조사기관 메타테크인사이트도 글로벌 에이징테크 시장 규모를 올해 2조 1,000억 달러에서 2030년 5조 5,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실리콘밸리 지역을 기반으로 에이지테크를 포함한 장수산업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벤처캐피털(VC) 이그나이트XL 클레어 장 CEO는 "에이지테크를 포함한 장수산업은 AI를 대체하는 차세대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현재 미국에서 뜨고 있는 에이지테크는 집에서 더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홈, 그리고 노년층의 요구에 맞게 진화하는 에이지테크 인공지능이에요. 미국의 에이지테크 기업 ‘지브리오’는 AI 알고리즘으로 노인들의 체중과 이동 패턴을 분석해 낙상 감지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어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스마트폰 등 기기 제어신호로 전환시켜주는 기술을 선보인 ‘6디그리스’ 기업은 고령층의 독립적인 생활을 돕고 있어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돕고,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돌봄 로봇 ‘이-바(E-BAR)’를 공개하기도 했어요.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2%가량을 차지하는 중국도 노인 돌봄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돌봄 로봇 산업에 주력하고 있어요. 지난 6월 9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국가 시범 프로그램으로 노인 돌봄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어요.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받고 있는 유니트리는 기업공개(IPO)와 함께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중국과학원은 지난달 노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돌봄 로봇 ‘샤오리’를 공개하기도 했어요.
일찌감치 200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돌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이미 돌봄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어요. 지난 6월 22일 스위스 무역투자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에이지테크 산업은 지난해 기준 약 663조 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어요.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예요.
일본의 에이지테크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원격의료, 이동수단, 인공지능(AI)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해요. 일본 정부는 최근 간병 리프트, IoT 기반 낙상 감지 센서, AI 돌봄 로봇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며 고령자 자립을 지원하는 기술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어요.
일본 정부가 에이지테크 분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부문은 노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거나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개호(介護)로봇'이에요. 노인들이 이동 시 몸을 지탱해주는 로봇 ‘허그’, 의사소통 로봇 '파루로(Parlo)'나 '소타(Sota)' 등 다양해요. 그 외에도 뇌파를 감지해 근육이나 전기모터를 작동시켜 노인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의료형 장착로봇‘할(HAL)', 물개 모양의 애완로봇 ’파로(PARO)' 등 다양한 돌봄로봇이 활용되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도의 실버산업(Silver Economy)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고령 인구의 복지, 건강,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실버산업은 현재 약 7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고 있어요. 이 시장은 연평균 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에는 약 50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요.
4. 국내 에이지테크, 어디까지 왔을까?
경희대 에이지테크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시니어 산업 규모는 83조원으로 추정돼요. 2030년에는 126조에서 최대 27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요. 국내외 시니어 산업이 확대되면서 시니어들의 독립성을 지원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개인 맞춤형 돌봄 가전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요.
에이지테크 기술은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어요. 혈압, 심박수, 혈당 등을 실시간 측정해 원격으로 병원과 연계되는 스마트 디지털 헬스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들이 고령자 자가 건강관리를 돕고 있어요.
SK텔레콤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AI를 시반으로 한 스팸 차단 기능을 제공하고, 매장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을 병행하고 있어요. KT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AI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개발했어요. LG유플러스는 신한라이프케어와 함께 건강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시니어 하우스를 개발하고 있고요.
한림대 성심병원은 실시간으로 환자들의 주요 몸 상태를 수집하여 응급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형 웨어러블 기기 ‘씽크’를 도입하고 있어요.
국내에서 약 1만 명이 사용 중인 AI 돌봄로봇 제품 '효돌'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료기기 승인을 받기도 했어요.
초고령사회를 맞이해 지방자치단체들도 AI, IoT, 로봇을 활용한 'K노인 돌봄' 분야를 강화하고 있어요. 최근 서초구청은 '서초 시니어 AI 돌봄 플랫폼'을 정립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어요. 독거노인의 집에 최첨단 센서, 음성 스위치를 설치해 24시간 밀착 관리하고, 생체신호를 실시간 점검해 위급 상황 발생 시 생활지원사나 요양보호사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요.
전문가들은 에이지테크가 고령자를 위한 편의 기술을 넘어, 인구 감소로 인한 돌봄 공백을 채울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에이지테크가 발전할수록 고령 사회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돌봄뿐만 아니라 이런 기술이 발전하면 다른 나라에도 수출할 수 있고 경제적인 부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홈캠·돌봄로봇…독거노인 사고 막는 'AI 기술'
스마트 워치는 50대에게는 고혈압 예방 도구, 70대에게는 낙상 방지 알림 장치 등 세대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를 선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고령층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요.
5. 정부, ‘에이지테크 기술개발 로드맵’ 발표
정부는 지난 3월 11일 제10차 인구 비상대책회의에서 초고령화 대응방향을 논의하며 5대 중점 에이지테크(Age-Tech) 분야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이지테크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한 바 있어요. 5대 중점 분야는▲돌봄 로봇 ▲웨어러블(wearable)·디지털의료기기 ▲노인성 질환 치료 ▲항노화 재생의료 ▲스마트 홈케어 등이에요.
정부는 고령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실버경제 활성화를 위해 5대 분야에서 한국형 에이지테크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에요.정부가 지정한 5대 분야 에이지테크와 연관된 주요 R&D의 현재 연평균 투자액은 약 3,910억원으로 추정돼요. 에이지테크 분야 스타트업에는 올해 1,127억원을 지원하고, 약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활용해 바이오, 돌봄로봇 산업도 육성할 계획이에요.
주형환 부위원장은 지난 6월 23일 열린 ‘2025 서울 신문 인구포럼’에서 “‘정부의 ‘디지털 대전환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개발, 기술실증과 인증, 규제완화 및 초기 시장창출 등 에이지테크 산업의 전주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어요. 지난 7월 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5대 에이지테크 중점 분야와 관련해 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 민관이 함께하는 ‘에이지테크 민관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며 “R&D 투자 확대, 실증 연구 지원, 초기 시장 조성 등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을 밝혔어요.
6. 국내 에이지테크 산업 활성화 위해 필요한 것은?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에이지테크 산업을 단순 기술개발이 아닌 야간 돌봄공백 해소와 같은 '문제해결형 기술개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어요. 초기 시장창출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에이지테크 제품에 대한 보험급여 수준을 대폭 상향하고 제품군도 확대해야 한다. 요양병원과 시설, 실버주택 등에서 에이지테크 도입 시 설치비 지원이나 보험수가 인센티브 부여 등 안정적 수요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고형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고령사회정책국 국장은 지난 5월 29일 열린 '2025 시니어 산업 에이지테크‘에서 “현재 국내 에이지테크 관련 R&D 예산은 전체의 1.3%에 그친다. 집중적이면서도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또한 "고령친화산업 특성상 관계 부처와의 체계적 협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어요.
김영선 경희대 에이지테크 연구소장은 “해외에선 고령자를 위한 제품, 서비스 등 모든 기술을 포괄하는 ‘에이지테크’ 관련 스타트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원책이 미비한 실정”이라며 “새 정부에서 에이지테크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유기적으로 국가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이선화 삼성전자 상무는 “기업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고령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수록 더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서도 “하지만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 사용자의 정보를 어디까지 수집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 정부 차원에서 기준을 마련해주면 민간 시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닥친 저출산, 고령사회의 문제를 알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고민해요.
출생부터 죽음까지, 삶과 관련된 모든 복지와 정책을 다루는 곳이지요.
TMB NEWS는 4주에 두 번, 주요 일간지의 출산, 육아, 복지, 시니어, 웰다잉 등
‘더 나은 삶’을 주제로 한 뉴스를 모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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