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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칼럼

고령친화기술(AgeTech), 미래 성장엔진

2022-10-24

김영선 (경희대학교 노인학과 교수·BK21 AgeTech 교육연구단장)

 

 


 

 

신중년 세대와 고령친화산업 국내·외 동향

신중년 세대는 수동적 돌봄의 대상이 아닌 능동적 핵심 소비계층으로서, 관련 시장을 주도적으로 형성한다는 의미와 산업적 측면에서는 수요층이 확보된다는 의미이다. 신중년세대는 욜드(YOLD, young old)1), 오팔(OPAL, Older People with Active Life)2) 등으로 새롭게 정의되어 기존 노인세대보다 더 건강하고, 더 부유하며, 금융시장과 서비스, 소비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소비자로서 전망되고 있다(Parker, 2020). 

신중년세대인 50세부터 69세까지 인구는 2021년 기준 1,500만 명으로 총 인구의 29%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1,700만명으로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1/3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통계청, 2021). 베이비붐세대가 만65세에 모두 진입하게 되는 2028년에는 전체노인의 58%이상이 되어, 이전 노인세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는 신중년 세대는 노쇠 등 새로운 노인성 질환 측정과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기반 케어서비스와 돌봄로봇, 주거, 고령친화식품·영양, 여가·문화 등 새로운 유망분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학교 고령친화융합연구센터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까지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자리 창출효과도 커서 투자 10억 원당 고용창출 인원은 11.4명으로 전 산업 평균인 8명을 웃돈다. 고령친화산업의 직접적 수혜자는 고령자이지만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청년이라는 점에서 청년 일자리의 확충을 통해 세대간 통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 스타트업 등의 고령친화산업 생태계 진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세계 각국은 고령화에 대해 국가차원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고령화율 22%(2021년기준)인 EU는 ‘실버이코노미(Silver Economy)’라는 생태계를 구축해 세 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Horizon Europe, AAL(Active Assisted Living)’ 등 펀더멘탈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고령화율 28.6%(2021년기준)인 일본은 국가개호보험계획과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수립해 돌봄인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돌봄로봇 개발과 활용을 강조해 왔다. 미국은 백악관보고서 ‘노령인구 지원을 위한 기술(Technology to Support Aging Population)’을 통해 기업투자환경을 강조하고, 중국은 ‘신시대 고령화작업강화의견’, 양로서비스발전추진에관한의견반포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업체의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구글·파나소닉·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고령친화산업관련 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의 고령친화기술(AgeTech)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고령친화기술(AgeTech)과 고령친화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친화기술(AgeTech)은 고령자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며, 현재 고령자뿐만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 등 신중년세대까지 확장된 개념이다. 성인 단백질 제품, AI 스피커, 당뇨·노쇠 등을 예방하는 헬스케어 기기, 스마트홈, 돌봄 로봇 등이 고령친화기술의 예로서, 스마트케어, 노년기술학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고령친화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도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돌봄 기반 조성 △활동감지 센서 등을 활용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와 보건소 대상 AI, IoT기반 건강관리사업 확대 등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돌봄 확산 △고령친화산업과 연계하여 돌봄로봇 등 복지기술 R&D를 강화하고, 노인복지관‧요양시설 등을 리빙랩으로 지정하는 등 돌봄기술 개발 지원 등 내용이 포함됐다.

고령친화기술의 핵심분야별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김영선, 2022). 첫째,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립적으로 생활(Aging in Place)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분야로서 스마트홈, 운동·재활서비스, 고령친화식품, 이동, 정서지원 목적의 소셜로봇, 노인성질환 측정기기·통합중재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 중에서 최근 노인성질환에 디지털헬스케어, 디지털치료제(DTx) 등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WHO에서는 노쇠와 근감소증등3) 노인의 기능적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고령자 삶의 질과 의료비 급증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신중년을 대상으로 노쇠 예방을 위한 노력과 그에 대한 기술 적용이 중요하다.

둘째, 돌봄 인력을 위한 ‘돌봄기술(Care Tech)’분야로서 요양보호사 등 현재 돌봄 인력의 신체 부담 경감과 미래 돌봄인력 부족 문제4)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돌봄로봇(Care Robot), 돌봄서비스 관리시스템, 플랫폼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셋째,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줄이고, 디지털 활용능력(Digital Literacy)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신중년세대를 포함한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치료제(DTx), 디지털기기등 디지털기반 서비스는 주요한 방향인 점을 고려할 때,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모델 개발과 확산이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

 

고령친화산업과 고령친화기술(AgeTech)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제언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야 하는 변곡점(Tipping Point)에서 고령친화기술과 고령친화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를 실기(失期)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고령친화산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발전방향은 아래와 같이 제언한다. 

첫째, 신중년 세대를 위한 고령친화산업과 고령친화기술 국가 로드맵을 수립하여 지속적·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신중년 등 해당 기술과 제품의 사용자(End-User)에게 적합한 기술 개발부터 사용자 중심의 실생활 기반 대규모 실증, 서비스 모델 개발, 정책·제도 등 공적연계,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전 주기적 관점에서의 지원과 연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돌봄로봇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R&D와 실증이 최초로 이루어진 점은 높이 평가한다. 돌봄로봇은 ‘로봇기술이 응용되어 이용자의 자립지원, 돌봄인력 부담 경감에 도움이 되는 돌봄 관련 기기’로 정의되며, Care Robot, 개호로봇으로 불린다. 2019년부터 이승보조로봇, 욕창예방로봇, 배설보조로봇, 식사보조로봇 4종에 대해 기술개발과 실증 및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중 필자가 연구를 수행한 돌봄로봇(이승보조로봇)에 대해 요양보호사 등 돌봄인력을 대상으로 사용성 평가 및 실증 연구를 수행한 결과, 조작이 편리하고,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신체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보조로봇을 이용하고 싶다고 한 요양보호사가 84%에 달할 만큼 이용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 적용하는 No Lift Policy(노인․환자 이송과정 중에 돌봄인력이 직접 들지 않고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시행하게 된다면, 기술 상용화, 돌봄인력에 대한 교육훈련, 제도정비 등 다각적인 준비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고령친화산업과 고령친화기술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기존 산업과 첨단기술 간의 융합, 제품과 서비스 간의 융합 등 직접적인 기술 개발 지원 뿐 아니라 관련 기업들의 금융 접근성 제고, 규제완화,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성장환경 조성에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에게는 지속가능경영(ESG)의 새로운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무디스·피치 등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 경영의 성공을 위해 E(Environment, 환경) 중심에서 넘어서 S(Social, 사회적 영향)가 중요하여, 그동안 대응이 미흡했던 고령화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셋째, 지속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해야 한다. 고령친화기술 개발·연구와 서비스 분야에서의 문제해결형 융합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고령자와 신중년 뿐 아니라 돌봄인력 등 서비스 제공자 모두를 대상으로 기술를 잘 쓸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개발과 제공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 이후 급겨하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근무환경에 있는 고령친화산업 관련 서비스 제공인력(예: 돌봄인력)을 위한 지속적·체계적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넷째, 고령친화산업의 범위를 돌봄산업에서 일상생활 등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기반한 돌봄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나, 신중년 등 신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 이동서비스, 실버 투어리즘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다섯째, 고령친화산업 성장을 위한 관계기관별 연계·협력을 강조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대학을 중심으로 고령친화산업 업종 간 연계·협력을 통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경희대학교는 ‘고령친화산업 네트워킹 플랫폼(New Aging Platform)’에 소속된 약 200개 기업이 수요에 따라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한국 고령친화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신중년 세대가 초고령 사회 주요구성원이 된다는 점에서 국가, 지자체, 지역사회, 기업, 대학, 개인 모든 주체가 지속가능한 고령친화산업과 고령친화기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각 주체 간 파트너십도 중요하다. 우리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야 하는 변곡점에서 고령친화기술과 고령친화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를 실기해서는 안 된다.

 

 


 

 

1) 욜드: 주로 노령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로 이루어진 65세부터 75세 사이의 노인층을 이르는 말

2) 오팔: 경제력을 바탕으로 젊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세대를 말함

3) 노쇠(frailty)는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활동량이 줄고 근육도 줄어드는 현상이며,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24%에 해당된다. 

근감소증(sarcopenia) 근육의 양과 기능이 떨어지는 것, 2021년 질병코드가 부여되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65세이상 유병율이 20-30%에 해당이 된다. 

4) OECD(2019))에 따르면 한국은 2040년에 전 세계에서 노인돌봄인력이 가장 부족한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돌봄인력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등의 신체부담과 소진 등의 정신적 부담, 전체 종사인력의 고령화 등으로 이직 등 이탈이 가속화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고령친화기술(AgeTech)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참고문헌

김영선(2022). Research and Innovative Policies Trends of Smart Care in South Korea, 2022 Medical Korea. The Present and Future of Smart Care.

김영선(2022) 돌봄로봇생태계 확장을 위한 제언 : 이승보조로봇 실증연구결과 및 스마트케어 최근 동향, 2022 돌봄로봇 정책심포지움.

김영선, 오상우, 정덕영 등(2019). 고령친화산업 혁신 발전방안 연구 : 연계와 협력을 통한 고령친화산업 대전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경희대학교.

통계청. (2021).『장래인구추계 : 2020-2070년』 통계정보보고서. 대전: 통계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5). 『고령친화산업 시장 동향』 고령친화산업 REPORT. 오송. 한국보건산업진흥원. 

European Commission. Blueprint. Available from https://ec.europa.eu/eip/ageing/blueprint_en. Accessed June 11, 2021.

OECD(2020). Who Cares? Attracting and Retaining Care Workers for the Elderly.

Parker. J. (2020) The decade of the "young old" begins. The Economist.

World Bank.(2021) World Bank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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