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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칼럼

육아 나 몰라라~인 남편과 맨날 싸워요 -밀키베이비 X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콜라보 13화

2019-09-18

여성으로 일하고, 연애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 모두 선택의 연속이에요. 육아와 라이프 고민 질문을 듣고, #밀키베이비가 #그림에세이로 답하는 #맘블레스유 입니다. 열세 번째 주제는 '남편의 육아 참여'입니다. 엄마라면 한 번쯤 고민해본 것들, 함께 생각하고 의견 나눠요!

 

맘블레스유 13화 

 

"저희 남편은 육아 나 몰라라, 야근도 잦고 집안일은 손도 안대요. 

요즘 육아휴직 한 아빠들의 육아 콘텐츠가 많이 나오지만, 저한텐 딴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남편과 크게 싸우기도 하고, 제가 외박도 해봤으나 바뀌는 것이 없어요. 

이런 남편, 육아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요?"

 

남편이 육아에 소홀한 이유

남편이 육아에 소극적이고, 심지어 방관하는 이유는 놀립게도 비슷비슷해요. 평일에 일하는 게 너무 피곤해서, 아이와 안 친해서, 아이가 엄마를 좋아해서(?!) 등등...

저도 처음에 내 남편, 밀키 아빠만 변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빠도 놀이와 말하기를 공부하고, 육아하는 아빠에게 칭찬을 해주며 이끌면 된다고 생각했죠. 웬걸, 그렇게 만드는 일 역시 여성에게 큰 짐이었어요.

©김우영

 

주 52시간 근무 시대에도 여전히 야근과 회식은 유지되고 있어요. 점심 회식, 자율 출퇴근제 등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아빠는 피곤'하고, 가사와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여성도 피로'한 사회입니다. 서로 할퀴고 원망해 보았자 답은 나오지 않죠. 저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개인의 태도 문제라기 보다 사회 구조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봐요.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

육아의 다툼을 논하는 글마다 결국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의 논쟁으로 귀결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죠.

소득 수준에 맞춰할 일을 나누고, 네가 돈을 좀 덜 버니까 더 많이 가사를 해라, 라는 의견 등. 인터넷 댓글이 아닌 현실에 이런 가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무엇보다 아직 이 사회는 여성의 평균 연봉을 남성보다, 아니 남성만큼이라도 공평하게 받고,  승진할 기회가 주어진 사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올 1월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여성 임금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남성에 비해 60%밖에 되지 않아요. 경력 단절로 여성은 30대에 소득의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죠. 성별 학력격차는 줄어드는데 임금격차가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여성을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누구도 돕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엄마도 출산과 육아를 하며 경력단절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보호장치가 너무 부족하죠.

이렇게 여성이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해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속에서는 여성은 커리어는커녕 육아와 가사에 계속 얽매일 수밖에 없어요.

© 김우영

인구 소멸 수준인 한국, 육아하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이 모든 것이 남녀 한쪽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외벌이도 남성에게는 큰 부담이니까요. 여성은 일하고 싶은데, 남편이 전업 주부를 하고 싶은 경우도 있을 거고요.

국가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심각한 육아와 저출산에 관련된 문제만큼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풀어주었으면 해요. 개개인이 경제적인 속박 없이, 다음 세대를 잘 길러낼 수 있게 다각적인 지원이 절실해요. 제가 선진국의 육아 정책들을 살펴보며 지금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는 이것이에요.

1. 아빠는 권고 아닌, 법적 유급 육아 휴직을 쓰도록 

아빠가 육아를 전담하며 아이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면 해요. 이 복지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사규에 기대는 것이 아닌 법적인 것이었으면 해요.

© 김우영

2. 오후 늦게까지 아이들을 봐주는 저렴하고 질 좋은 공교육 확대  

엄마의 경력단절도 막고, 공교육을 믿고 일할 수 있어서죠. 밀키가 다니는 유치원도 조금 늦게까지 봐주시는 곳이라 저도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어요.

 

© 김우영

3. 유연한 기업의 근로 환경이 절실해요. 

탄력근무제, 원격 근무 제도가 제대로, 많이 확산되면 좋겠어요. 특히 업무 효율을 낮추는 야근은 노노! 저또한 유연한 근무 제도 덕분에 여태까지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었거든요. 

 

© 김우영

우리 가정의 아기는

모두의 힘으로 길러낸다는 인식

가족 간의 책임과 의무를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다면 가족이란 울타리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서로 조금 더 돕고 힘이 되어주려고 가정을 만든 것이니까요. 육아 초반, 가장 힘들 때인 만큼 엄마, 아빠가 힘을 모아야 해요.

또한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것에 있어서는 부모와 국가, 기업 모두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선택으로 낳은 아이니까 알아서 해라,라는 인식으로는 인구 절벽을 면치 못할거예요. 마침 10월부터 배우자 출산 휴가가 확대되는 등 남녀가 함께하는 육아를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고 하니 그런 정책들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더 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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