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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칼럼

[2화] - “너는 왜 아빠랑만 다녀?”라는 말에 담긴 숨겨진 의미

2022-08-25

싱글대디로 아이와 산다는 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더욱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은 여느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낮에는 각자의 사회생활을 하고 저녁에는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이야기하며 함께 여가를 즐기며 평범하게 살아가죠. 저는 남자아이를 키우는 아빠다 보니 ‘내가 이 시기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또는 ‘이런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 제 삶을 돌아다보면 많은 면에서 수월해집니다.(아들을 키우시는 싱글맘, 딸과 함께 하는 싱글대디 정말 존경합니다!) 물론 배려를 아끼지 않고 언제든 도와주겠다고 손 내밀어주시는 좋은 이웃,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저의 육아는 그리 힘들지 않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대처하기 힘들고 난감할 때가 있는데, 아이가 “너는 왜 아빠랑만 다녀?”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입니다. 지금은 아이도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크게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지만, 네댓 살 꼬꼬마 시절엔 울음을 터뜨리거나 저의 품에 안겨 한동안 말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죠! 하지만 오늘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부모가정 자녀들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주변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비롯해 놀이터, 편의점, 병원 등 일상의 공간을 늘 아빠 하고만 다니는 아이가 있다면 한 번쯤은 ‘쟤는 왜 아빠랑만 다니지?’ 또는 ‘얘 엄마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네’라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럼 여기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장소들을 매일 엄마와 함께 방문하는 아이에게도 우리가 같은 궁금증을 가질까요? 적어도 제가 대화를 나누어본 수많은 엄마들은 “너는 왜 엄마랑만 다녀?”라는 질문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께서도 아이가 엄마와 매일 함께 하는 모습에 그 배경을 궁금해하시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집 앞 놀이터에서 늘 만나는 아이가 열흘 중 열흘을 엄마와 함께 한 모습은 자연스럽지만, 열흘 모두 아빠 손을 잡고 나온 것은 왠지 궁금하다는 것은 우리도 모르게 육아에서의 성 역할을 정해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우리의 관념 속에 엄마와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비중이 같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육아 모습에 대해 생기는 호기심 또한 똑같이 생겨야 하는 것이겠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 또한 매일 유치원 버스를 태우며 만나는 한 아빠가 늘 편안한 차림으로 아이를 배웅하는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직업이 뭘까, 백수인가? 아이 엄마는 어디에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매일 할머니 손을 잡고 나오는 아이에게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나 보네’ 하며 별다른 호기심 없이 지나갔으면서 말이죠. 저의 머릿속에 육아 역할 빈도는 ‘엄마>할머니>아빠’였던 것은 아닐지 다소 부끄러워집니다. 한편으로는 ‘아빠=돈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고 밝히면 으레 듣게 되는 질문이 있는데요, 바로 “그럼 아이 옷은 누가 챙겨 입혀? 밥도 네가 해?”처럼 살림을 직접 하냐는 질문입니다. 처음 만나는 분들과 대화하다가도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이런 질문을 어김없이 받고 있습니다.

“와, 아빠가 매일 아이 밥상을 차려준다고요? 대단하네요!”

저의 노력에 대한 칭찬이기에 감사한 마음도 들고 더 잘해야겠다고 동기 부여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와 관련된 살림을 아빠가 하는 것이 이렇게 찬사 받을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가정에서 수많은 엄마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니까요.

 

 


©이미지투데이

 

 

우리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오고가는 대화, 다양한 육아 모습을 보며 했던 생각들 속에 ‘육아와 살림은 엄마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정관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이웃에게 궁금증이 들어도 말로 옮기지 않으려고 대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육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아빠에게 했던 칭찬과 격려를 우리 주변의 엄마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전해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OO이 엄마, 오늘도 나오셨네요! 아침 일찍부터 아이 챙기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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