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29만 5,000건이었던 혼인 건수는 50년이 흐른 2022년에는 19만 1,60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12년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혼인 건수만 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3년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청년 3명 중 1명만이 긍정적”이라 답했습니다. 2012년에 결혼에 대해 긍정적 답변(56.5%)을 한 이들이 10명 중 5명이 넘었다면, 이제는 10명 중 3명(36.4%)꼴로 줄었습니다.
초경쟁사회,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 결혼과 육아에 대한 남녀의 가치관 및 생각의 차이 등등
청년 세대가 결혼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청년 세대는 왜 결혼을 원하지 않는 걸까요?
이번 주 TMB 뉴스는 저출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청년 세대의 결혼에 대한 생각을 알아봤습니다!
1. 결혼이 아니라 연애도 못하는데요…
나는 솔로, 돌싱글즈,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타인의 연애를 관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이런 연애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이지만, 현실에서는 연애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2022년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연애 중인 청년은 전체의 34.5%. 미혼 청년 3명 중 1명만 연애를 하고 있으며, 연애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청년 중 70% 이상이 자유의지로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정덕현 평론가는 “2030세대는 ‘나의 연애는 귀찮지만, 남의 연애를 보는 건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자기 일인 것처럼 과몰입해서 본다”고 설명합니다.
2. 결혼요? 비용 생각하면 못하죠!
통계청이 지난 8월 28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 변화’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의 33.7%가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을 꼽았습니다.
성별에 따라 답변의 비중은 조금씩 달랐는데요, 미혼 여자 중에는 26.4%가 결혼자금 부족을, 23.7%가 결혼 필요성 못 느낌을 선택했습니다. 반면 미혼 남자는 무려 40.9%가 결혼자금 부족을, 13.3%가 결혼 필요성 못 느낌을 꼽았습니다.
© 뉴시스
결혼을 긍정적으로 선택하는 청년의 비중은 36.4%로 10년 전보다 20.1%포인트(p) 감소했습니다.
결혼을 긍정하는 남자의 비중은 43.8%로 비교적 높았으나, 여성은 28%뿐이었습니다.
반면,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드러났습니다.
2022년, 80.9%의 청년이 비혼 동거에 동의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10년 전 61.8%에 비해 많이 증가한 수치죠. 성별로 봤을 때 남성이, 연령 계층별로 봤을 때 19~24세의 젊은층일수록 비혼 동거에 찬성하는 수치가 높았고, 40%에 가까운 청년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3. 결혼도 빈익빈 부익부?!
지난해 기준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3.7세, 여성은 31.3세로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각각 1.5세, 1.7세 늘었습니다.
25~49세 남성 중 미혼인 비율도 2010년 35.3%에 불과했지만 2015년 40.2%, 2020년 47.1%까지 늘어났고, 여성의 미혼 비중도 2010년에 22.6%였지만 2020년 32.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혼인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결혼, 출산에 대한 2030세대 인식조사‘를 비롯해 여러 조사를 살펴봤을 때, 결혼을 미루는 이유 중 경제적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주택 마련 비용입니다.
수도권 기준 아파트 전셋값 평균은 5억 원, 평균 매매가는 10억 원이 넘습니다. 사회 초년생인 신혼부부가 부모의 지원 없이 신혼집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 30대 중후반 남성의 91%는 결혼한 반면, 소득 하위 10%의 남성 중에는 47%만 결혼을 했습니다. 소득에 따라 결혼 여부도 달라지고 있는 거죠. 이런 결혼 양극화 현상은 우리만큼 심각한 저출산을 겪는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4. ‘이것’만 해결되면 결혼할 수도?!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지난 8월 7일 발표한 ‘2030세대의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 심층조사’에 따르면 20~39세의 미혼자들의 43%가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직장 만족도가 높은 20~39세 미혼층은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특히 현재 직장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68.4%가 ‘결혼할 것이다’ 또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같은 경향은 여성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는데요, 여성 가운데 현재 직장에 만족하는 집단은 결혼 의향이 66.3%, 출산 의향이 55.8%로 불만족 집단(결혼할 의향 37.1%, 출산 의향 32.6%)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은 남녀 모두에게 직장 만족도가 결혼과 출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여성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5. 가부장제, 양성불평등, 경력단절도 문제라고요!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지난 8월 7일 발표한 ‘2030세대의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 심층조사’를 통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를 살펴보면 남녀의 차이가 보이는데요.
남성의 경우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등의 이유로 결혼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여성의 경우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 등을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특히 ‘가부장제와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남성(8.2%)보다 4배 이상 높아 ‘희생을 강요하는 삶’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과 반발심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남성의 경우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 순으로 응답했고, 여성은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남녀 모두 출산은 결혼에 비해 시간과 자기희생이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경제적 부담감을, 여성은 심리적 부담감을 높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여성은 출산 행위 자체에 대한 두려움(25.1%)과 출산·양육이 직장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13.1%)에 대해 남성보다 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출산 이후 직장에서의 부당한 처우를 저출산의 원인으로 인식하는 여성이 23.4%로 남성(10.8%)에 비해 2배 이상 많았으며, 20~59세 기혼 유자녀 응답자 중 여성의 74%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남성의 경력단절 경험 비율은 13%에 불과했죠.
6. 결혼하고도 혼인신고 안 하는 이유?
최근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9일 통계청의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2022년까지 접수한 혼인신고는 모두 19만 6,483건인데, 이중 결혼 3년차에 해당하는 혼인신고 부부가 8,377쌍으로 지연 신고 비율이 4%를 넘었습니다. 이는 2011년 통계 이래 처음입니다.
왜 혼인신고를 미루는 것일까요?
혼인신고가 소득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기준금액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근로장려금을 세금 환급 방식으로 지급하는 근로장려세제는 1인가구일 때 유리합니다. 또 낮은 금리로 전세금을 빌려주는 청년 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대출도 미혼은 개인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부부합산 연소득이 5,000만원(신혼 6,000만원)을 초과할 경우는 대출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미혼일 때가 유리한 거죠.
또 주택청약 우선공급에서도 맞벌이 신혼부부는 유리하지 않습니다. 조건이 되려면 부부 중 1인의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는데, 지난해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4,024만원. 맞벌이 부부라면 청약 우선 공급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7. 그래서, 정부도 정책을 바꿉니다!
정부는 먼저 청약제도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맞벌이 소득기준을 개선했습니다. 공공분양 시 맞벌이 부부 소득기준을 미혼가구의 2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고요. 동일 일자 청약 시 부부개별 신청 허용, 결혼 전 특공 당첨 이력 배제, 부부간 청약 통장가입 기간 합산 등의 내용을 마련했습니다.
또 내년 3월부터는 신생아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공분양주택 특별공급(특공)이 신설됩니다. 결혼을 안 했더라도 출산했다면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최저 수준 금리의 주택자금 대출(주택구입자금 1.6~3.3%, 전세자금의 1.1%~3.0%)이 가능합니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가구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 조부모나 부모가 결혼하는 커플에게 비과세로 물려줄 수 있는 결혼자금이 최대 3억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약 12억 원에 달하는 시대, 부모의 도움 없인 전세조차 얻기 어려운데요. 정부가 세제 개편을 통해 증여세 면제 한도를 1인당 5,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 부부 기준 3억 원으로 높일 예정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닥친 저출산, 고령사회의 문제를 알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고민해요.
출생부터 죽음까지, 삶과 관련된 모든 복지와 정책을 다루는 곳이지요.
TMB NEWS는 2주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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